평화를 위한 유네스코의 국제적인 지적 협력 활동은 교육과 문화 분야에서는 상당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도 발견되고 한계도 드러나고 정치화되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교육과 문화의 영역에서 유네스코는 국제적 협력과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거나 논의를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네스코가 평화를 위한 기구이면서도 평화와 관련하여 폭넓고 다양하며 깊이 있는 새로운 연구와 실천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한 것은, 냉전이라는 국제정치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유네스코는 평화를 위하여 만들어진 국제기구이면서도 전후에 평화와 관련된 학술적 논의와 이론의 발전을 주도하지 못했다. ‘평화의 문화’ 개념이 처음 언급된 것은 1989년 코트디브아르에서였고, 1997년이 되어서야 유네스코가 ‘Toward a Culture of Peace Program 을 시작하였으며, 유엔총회가 2000 년을 ‘평화의 문화의 해로 선언했다.
유네스코의 이러한 상황은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은 과거 와 같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위를 선양하는 수준의 상황추수적(狀況追隨的) 대응에 매몰되거나, 좁은 시야로 단기적 국익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입장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대국적 견지에서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이라는 지구 공동체(Global Community) 전체의 이익을 중시하고, 이틀 장기적 국가이익과 동일시하며, 이에 상응하는 재정 부담을 감수함으로써 세계시민권력(Global Citizenship Power)을 추구하면서 국제적 지위의 향상과 도덕적 지도력을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