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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아태지역 여아 학대 증가... '우리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발표

- 코로나19로 고립된 방글라데시, 네팔 등 생계 위기에 아동들 노동 강요 받아

- 조혼, 젠더 기반 학대 받는 여아 보호를 위한 코로나19 대응 전략 필요해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2일(수)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아에게 미치는 차별적인 영향을 밝힌 보고서 ‘우리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Because We Matter: Addressing COVID-19 And Violence Against Girls in Asia-Pacific)’를 플랜 인터내셔널과 공동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보다 가계 경제의 어려움으로 발생하는 조혼, 강제 결혼, 가정 폭력, 젠더 기반 폭력 등이 여아의 삶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동 제한 조치는 가정 폭력과 젠더 기반 폭력을 증가시켰다. 유엔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3개월 늘어날 때마다 세계적으로 1,500만 건의 젠더 기반 폭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인도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봉쇄 조치 11일만에 92,000건 이상 접수되는 등 코로나 이전 대비 50%나 증가했다. 태국에서는 봉쇄 기간 동안 가정폭력 사례가 2배 증가했으며,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증가세가 나타났다 .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해외 아동보호 사업을 운영중인 아시아 지역 내 방글라데시, 네팔에서도 이와 같은 양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울랏디아 등 방글라데시 내 최대 홍등가가 폐쇄되자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어났고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을 끊거나 나아가 노동을 강요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홍등가에서 태어나는 아동은 부모가 일하는 동안 집안에 방치되거나 특히 여아에게 부모의 직업이 대물림 되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취약 계층이다. 네팔에서도 여아의 가정내 체류 시간이 증가하며 폭력의 위협이 커짐에 따라 학대와 차별을 받는 여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에 대한 가정폭력 및 여아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인식개선 자료를 배포하고, 라디오 등을 통해 교육 메시지를 송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팔에 거주하는 18세 여아 풀란(Phulan)은 “부모님이 저를 결혼시킬 계획을 세우셨다는 걸 알고 절대 벌어져선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제가 결혼한다면 다른 여자 아이들에게 어떤 선례로 남겠어요?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은 덕에 결혼을 강행한다면 경찰서에 가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저는 계속 공부할 수 있게 됐어요.”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결혼하게 될 뻔한 상황을 회상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아시아 지역사무소장 하산 누르(Hassan Noor)는 “전 세계적인 휴교 조치로 학령기 아동 15억 명이 영향을 입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태 지역 아동이다. 휴교 조치에 따라 아동 특히 여아는 삶에 꼭 필요한 교육과 지원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한다. 일상적인 교육과 교사의 보호 없이 학교 밖에 머무는 아동은 친척, 이웃 및 지역 사회로부터 폭력과 착취를 경험하게 될 위험이 커진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가 다시 열려도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 최근 수십 년 간 아시아 지역에서 진전을 이뤄온 조혼 문제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아-태지역의 여아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정부가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 코로나19 대응이 지역내 아동보호 및 여아 보호와 발전에 할당된 예산을 축소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 ▲ 유해한 성 규범, 차별적 관행 및 불평등이 팬데믹 이후 확대되지 않도록 예방할 것 ▲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정책, 개입, 시스템의 안내에 있어 여아 및 여성의 수요를 반영할 것 ▲ 여아 및 여성에 대한 보호 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과 관련해 최신의 보고 및 대응 절차를 따를 것 ▲ 가족과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원을 논의함에 있어 여성의 역할을 우선시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진정한 참여를 보장할 것 등 다섯 가지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취약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계 회원국과 함께 101년 역사상 가장 큰 1억 달러(약 1천억 원)의 긴급구호기금 모금을 진행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URL:

https://www.sc.or.kr/news/noticeView.do?NO=70645